남들은 모두 집으로 향하는데 나만 타향에 머문다면, 풍경은 아름다울수록 서럽다. 잠삼은 관직에서 물러나 귀향하던 길에 파남(巴南)의 강을 지났다. 전란에 막힌 여정, 고향은 만 리 밖이었다. 해 질 무렵 나루터에는 강을 건너려는 발길과 목소리가 뒤엉켰다. 그 소란은 ‘나만 돌아가지 못한다’는 사실을 일깨우는 소리였을 것이다. 잠시 뒤 풍경은 숨을 낮춘다. 가까운 절의 종소리와 먼 강마을의 불빛 몇 점, 귀로 듣는 가까움과 눈으로 보는 멂이 포개진다. 그러나 시인은 그 풍경에 마음을 붙이지 못한다. 기러기는 고향 편지를 떠올리게 하고, 원숭이 울음은 눌러 둔 눈물을 건드린다. 집에는 돌아갈 장소뿐 아니라 지나온 시간도 보관돼 있다. 남들의 귀가는 그가 떠나온 시간을 더욱 선명하게 한다.
마침내 강 위에 달이 뜬다. 달은 둥글지만 그걸 바라보는 사람의 형편까지 둥글게 해주지는 않는다. 시인은 시름을 길게 늘어놓지 않는다. 차마 다 말할 수 없다는 데서 오히려 슬픔이 깊어진다. 고향은 남들이 돌아가는 모습을 볼 때 문득 아파오는 마음인지도 모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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